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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TC 소식/ Hot News

갈 길 바쁜 동부산 테마파크에 먹구름(2013. 6.27 국제신문)

- 증자 않고 투자자 모집 부진
- 수감땐 사업 추진력 더 약화
- 市, 장기 방치때도 속수무책

 

검찰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해 26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이 회장의 사법처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동부산관광단지사업의 핵심 시설인 테마파크 조성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테마파크는 부산도시공사와 CJ가 지난해 2월 주주변경협약을 체결하면서 청신호가 켜졌다. 공사와 CJ는 협약 체결 이후 전담팀을 구성하며 한 달에 한 번가량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실무 협의를 벌였다. 가장 최근에 진행된 협의는 이달 초 공사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실무회의에서는 테마파크에 들어갈 콘텐츠와 상가 투자자 모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CJ 측은 최근 이재현 회장에게 콘텐츠의 기본 골격을 보고해 재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마스터플랜 용역을 수행 중이다. 1000개에 달하는 상가 투자자 모집은 현재 거의 실적이 없는 상태다.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CJ 계열사 점포를 입주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것은 여기까지다.

 

지난해 주주변경협약에서 자본금을 750억 원으로 증자하기로 한 것은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자본금을 증자해도 사업에 큰 진척이 없어 쓸 곳이 없기 때문이다. 현 상황에서 돌이켜보면 CJ 측이 이 회장의 비자금 조성 때문에 증자를 할 만한 여유가 없었다는 추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차기 실무협의는 다음 달 셋째 주에 열릴 예정이다.

 

한국 재벌의 특성상 오너가 수감되면 대규모 투자 사업은 중단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테마파크 사업은 총 3300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대 마린시티에 갤러리아백화점 건립을 추진하는 한화는 최근 김승연 회장이 구속수감되자 사업 추진에 힘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초 토지 소유주에게 부지 매입비 잔금을 치를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문제는 CJ가 장기간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더라도 계약을 해지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공사가 CJ와 맺은 계약에는 천재지변을 제외하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이 없다. 골프장이 착공하고, 롯데쇼핑이 국내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아울렛을 건립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는 마당에 이 회장이 구속된다면 대형 악재가 터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부산시와 도시공사는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향후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현진 기자 nam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