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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산 개발의 짙은 그늘 <하> 환경파괴와 교통지옥(2005.9.11)

 

   
동부산관광단지 진입도로 공사가 한창인 부산 기장군 연화리. 왕복 2차로를 왕복 4차로로 확장하기 위해 산지를 절개, 식생 변화에 따른 동식물의 개체수 감소와 환경 훼손이 우려된다.

 

2001년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동부산관광단지 사업예정지구의 자연파괴를 나타내는 도시화 지수는 7.7%이다. 자연 식생이 거의 완벽하게 보존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개발 광풍 앞에 환경은 '풍전등화'의 양상이다.

동전의 양면과 같은 '개발과 환경'의 딜레마가 동부산관광단지 개발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30년 이상 녹지 절반 훼손 = 환경영향평가 기관인 (주)길평이 올해 3월 부산시에 제출한 동부산관광단지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따르면 개발에 따른 환경파괴 요인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동부산관광단지 사업지구에 속하는 부산 기장군 석산리~시랑리~연화리~당사리는 1970년대 초반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됐다. 따라서 30년 이상 인간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아 생태계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사업지구 내에는 육상 포유류 9과 14종, 조류 63종, 식물상 74과 324종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류 중에는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를 포함해 보존 가치가 뛰어난 새들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수령 30년 이상된 7~8등급 녹지가 전체 사업지구 363만8310㎡의 20%가량인 73만5386㎡(21만9428평)나 된다.

이처럼 뛰어난 생태계가 개발로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녹지의 대폭 축소. 평 평가서에 따르면 동부산관광단지 개발 계획으로 인해 수령 30년 이상된 7~8등급 녹지 38만9578㎡가 사라지게 된다. 녹지 훼손율이 52.98%에 달하는 것이다.

대규모 녹지 훼손이 불가피해지면서 급격한 생태계 교란에 적응하지 못한 동식물들의 개체수 감소와 최악의 경우 멸종 가능성도 제기된다.

평가서 초안에 따르면 사업지구 내의 양서류는 개발이 본격화할 경우 다량의 토사가 주변 수계로 유입되면서 수중 생태계 교란으로 멸종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골프장 논란 및 교통지옥 = 동부산관광단지 개발사업에는 최근 거의 모든 개발계획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골프장 건설도 포함돼 있다. 석산리 일대에 18홀 규모로 계획된 골프장 예정 부지 내에는 녹지 7등급이 47만9434㎡나 된다. 환경부는 이 부지를 완전히 제외하거나 원형을 보존하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부산시는 완전 보존할 경우 골프장을 지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달로 예정된 환경영향평가 협의 요청때 두 기관 간 조율이 있겠지만 입장 차이가 커 연말로 예정된 조성계획 승인 때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교통 문제도 큰 불편이 예상된다. 부산시는 오는 2011년 관광단지가 완공될 경우 연인원 800만~1000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관광단지 진입로는 현재 확장 공사중인 송정~연화리 도로와 반송~기장 도로밖에 없어 극심한 정체가 우려된다.

▲환경파괴 최소화 모색해야 =기장대로변의 당사리 메밀꽃밭도 한가운데로 도로가 통과하게 돼 지역민들의 명소가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 또한 송정천 등 하천오염과 토사의 바다유입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환경과 자치연구소 송보영 연구기획실장은 "기장군 전 지역을 대상으로 계획된 개발사업을 총괄하는 환경영향평가서가 필요하고, 각 개발사업의 방향성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1부 광역이슈팀

신수건 이노성 배성재기자